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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 리뷰|사람 냄새 가득한 드라마, 인생 장면을 다시 보다”

by story7918 2025. 4. 15.

우리들의 부르스
우리들의 부르스

1. 파도가 멈추지 않듯, 사람의 삶도 흐른다

정주행으로 보았지만 생각이 나서 다시 본 드라마.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섬처럼 흩어진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다시 이어지고, 어떻게 다시 사랑을 배우는지를 보여준다.
이 드라마는 전형적인 기승전결의 흐름을 거부한다. 하나의 서사가 아니라, 각기 다른 파편의 이야기들이 산호초처럼 얽히고설킨다.
그리고 그 조각들은 모두 **‘사람’**이라는 거대한 바다에 흘러든다.

제주라는 공간은 그 자체로 한 사람의 감정처럼 깊고, 거칠고, 때로는 잔잔하다.
바다와 바람, 그리고 뱃사람과 시장 상인들의 삶은 소란스럽지만, 그 안에는 **묵직한 정(情)**이 흐른다.
이 드라마가 그리는 건 거창한 인생의 결론이 아니라, 소소하고도 뼈아픈 찰나들이다.


2. 그저 지나치지 못하는 이야기들

<우리들의 블루스>는 하나의 메인 캐릭터가 아닌 다수의 인물들이 주인공이 되는 옴니버스 형식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누구 하나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청춘의 끝에서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한수(차승원)**와 은희(이정은),
어릴 적 친구에서 어른의 관계로 흔들리는 **정준(김우빈)**과 영옥(한지민),
장애를 지닌 딸을 홀로 키우며 사회의 시선을 견뎌야 하는 **영주(신민아)**와,
그 딸의 아버지이자 오래도록 말 한마디 건넬 수 없었던 한수,

그리고 제주 바닷가 한가운데서 서로를 지키는 **정현(배현성)**과 방영주(노윤서),
치매에 걸린 어머니 **옥동(김혜자)**과 그와 얽힌 깊은 사연의 딸 선아(이병헌).

이들은 모두 각자의 삶을 견디며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다.
그러나 서로의 관계 속에서 때로는 구원이 되고, 때로는 상처가 된다.

친구이자 동료이자, 때로는 가족이자 타인이며,
그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들이 하나둘씩 풀릴 때,
시청자는 그 안에서 자신을 보게 된다.


3.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넷 

기억보다 진한 감정이 흐르던 순간들

🍊 장면 ① “엄마의 이름을 불러본다”

영옥이 정신질환을 앓는 어머니를 다시 마주하는 장면.
도망치고 싶었던 과거, 감정의 골이 깊게 파인 모녀.
그러나 말없이 앉아 손을 맞잡는 그 순간,
그녀는 마침내 말한다.
"엄마."
이 장면은 '용서'라는 말조차 무의미해질 정도로 절절했다.
관계의 회복이란 어떤 말보다 침묵과 눈빛으로 이루어진다는 걸 보여준다.

🐟 장면 ② “열여덟의 산통”

방영주가 병원에서 아이를 낳는 장면.
진통과 동시에 찾아오는 두려움,
아이 울음과 함께 시작되는 또 다른 인생.
이 장면은 단순한 출산이 아니다.
소녀가 어른이 되는 경계,
그리고 사랑과 책임이 충돌하는 순간이다.
영주는 울면서도 끝까지 아이를 안고 있는다.
그 품은 결국 자신을 껴안는 품이기도 하다.

🌊 장면 ③ “바다에서의 고백”

정준과 영옥이 제주 바닷가에서 말다툼을 하다 결국 서로의 마음을 드러내는 장면.
다른 사람 같고, 같은 사람 같던 두 사람.
혼란스럽고도 애틋한 그 마음이
파도 소리와 함께 터져 나온다.
"그냥… 너 좋아해."
이 장면은 관계가 변해가는 순간의 떨림,
그리고 사랑이란 말이 가지는 무게를 보여준다.

🐚 장면 ④ “치매에 가려진 엄마의 기억”

옥동이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딸 선아를 향한 사랑만은 잊지 못하는 장면.
양말을 챙겨주고, 미역국을 끓이려는 손짓.
무의식 속에서도 엄마는 끝까지 엄마였다.
선아는 뒤돌아 나가며 참지 못하고 흐느낀다.
이 장면은 시간이 아무리 흐르고 병이 아무리 진해져도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조용히 알려준다.


4. 파란색은 눈물의 색이지만, 희망의 색이기도...바다...

‘블루스’는 단지 슬픔의 음악이 아니다.
그 속에는 버티고, 걸어가고, 사랑하는 모든 감정이 담겨 있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말한다.
우리 모두 누군가의 바다였고, 누군가의 섬이었다고.
누군가에게 다가갈 용기, 그리고 다시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드라마.
바다는 기억하고 있다. 당신의 상처도, 당신의 온기도.
그러니, 오늘도 우리는 다시 사랑을 시작할 수 있다.

다시 봐도 감동이 물 밀듯이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