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공포와 스릴러 장르에 새로운 감각을 불어넣은 영화가 있다. 바로 A24가 배급한 **‘헤레틱(Heretic)’**이다.
이 영화는 단순한 점프 스케어나 유혈 장면에 의존하지 않고, 심리적 긴장감과 철학적 메시지를 바탕으로 관객의 뇌리를 깊게 파고든다.
특히 미니멀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대화 중심 전개, 숨겨진 진실에 대한 반전, 그리고 종교와 신념을 되짚는 주제의식은 기존 공포 영화와 차별화된 면모를 보인다.
이번 글에서는 영화 '헤레틱'의 줄거리 요약, 주요 인물 분석, 그리고 관객의 뇌리에 박힌 명장면을 중심으로,
이 작품이 왜 2025년 가장 특별한 공포영화 중 하나로 손꼽히는지 정리해 본다.
1. 단 두 사람, 단 하나의 공간이 만드는 극한의 줄거리 (줄거리)
‘헤레틱’은 전형적인 공포 영화의 틀을 완전히 탈피한 작품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젊은 여성 '마르가렛'(가명)이 미국 남부 시골의 외딴집에 초대받으면서 시작된다.
겉보기엔 신앙심 깊은 노부부가 사는 평범한 주택처럼 보이지만,
집 안은 어딘가 모르게 기묘하고, 주인인 부부의 행동도 예사롭지 않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르카렛은 이 집이 단순한 '방문'의 공간이 아니라
어딘가 갇혀 있는 감옥과도 같은 장소임을 깨닫게 된다.
노부부는 끊임없이 그녀의 신념과 종교관을 시험하며,
그녀의 과거, 죄책감, 그리고 신에 대한 생각까지 끄집어내려 한다.
이야기 전반은 극도로 절제된 공간 안에서 진행되며,
이로 인해 관객은 마치 마르가렛과 함께 갇힌 듯한 느낌을 받는다.
문 하나, 창문 하나, 대사 한 줄마다 숨 막히는 긴장감이 흐르고,
관객은 자연스럽게 “왜 그녀는 여기 왔는가?”, “이 부부는 누구인가?”, “이 집의 진짜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2. 반전은 단순한 트릭이 아니다 (반전)
공포영화의 전형적인 클리셰는 흔히 ‘반전’을 위한 반전이다.
하지만 '헤레틱'은 다르다.
이 영화에서의 반전은 인물의 내면과 주제의식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그 반전이 드러날수록 우리는 이 이야기가 단지 무서운 이야기만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가장 강력한 반전은 바르가렛의 과거에서 비롯된다.
그녀는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자신의 신념과 행동에 대한 깊은 죄책감을 지닌 인물이었다.
노부부는 그녀를 위협하는 인물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그녀에게 속죄의 기회를 주려는 자들로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영화는 쉽게 '구원'이나 '해결'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마지막까지 관객에게 진실은 무엇인가, 죄란 무엇인가, 구원은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남긴 채 끝을 맺는다.
이러한 결말은 단순한 스릴러에서 느끼는 짜릿함이 아닌,
존재와 신념을 흔드는 깊은 울림을 남긴다.
‘헤레틱’이라는 제목 역시 단순히 ‘이단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어떤 순간에선 스스로의 믿음에서 벗어나는 존재일 수 있음을 암시한다.
3. 감정의 정점에 닿는 명장면들 (감동)
‘헤레틱’은 겉으로 보기엔 공포영화지만,
실제로는 관객의 감정과 사유를 자극하는 드라마적 장치들이 강하게 작용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마르카렛이 노부부 앞에서 과거 자신의 선택에 대해 고백하는 순간이다.
그녀는 “나는 용서받을 수 있을까?”라는 독백을 통해
종교적 메시지를 넘어선, 인간 본연의 죄와 용서, 구원의 의미를 묻는다.
또한 영화 후반,
노부부가 마르카렛을 풀어주는 듯한 순간의 침묵은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 장면은 대사가 거의 없지만,
눈빛과 음악, 조명의 변화만으로도 신과 인간, 죄와 해방에 대한 거대한 서사를 담아낸다.
무엇보다도 영화는 마르카렛이 겪는 내면의 혼란을 관객에게 체험하게 하며,
두려움보다 더 무서운 감정, 즉 자기 부정과 후회의 감정을 극대화시킨다.
이런 점에서 '헤레틱'은 단순한 공포영화를 넘어, 심리 드라마로도 손색이 없다.
결론: 헤레틱은 단순한 공포영화가 아니다
‘헤레틱’은 2024년 공포영화계에서 가장 실험적이고 철학적인 영화 중 하나다.
극도로 제한된 공간과 인물 구성, 종교와 심리를 넘나드는 테마, 그리고 관객을 사유하게 만드는 결말까지.
이 영화는 우리가 알고 있던 공포영화의 공식들을 철저히 해체하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두려움과 죄, 구원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잔인하거나 충격적인 장면 없이도 관객의 심장을 조여 오는 힘.
그게 바로 ‘헤레틱’의 진짜 공포다.
공포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인간 내면의 어둠을 탐구하는 영화 팬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은 봐야 할 작품이다.